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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큐어' 리뷰 치료가 필요한 사회

by 영화영 2024. 3. 18.

큐어 (1997) 장르 : 미스터리, 범죄 러닝타임 : 111분 감독 : 구로사와 기요시 출연 : 야쿠쇼 코지, 하기와라 마사토, 우지키 츠요시, 나카가와 안나, 오스기 렌

 

이 글에는 어느 정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큐어 리뷰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천하는 영화이다. 1997년 작품으로 오래된 영화이긴 하지만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다만 난해한 작품이기 때문에 집중을 하고 봐야 한다는 점을 유의하시기를 바란다. 물론 영화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집중할 수 밖에 없다.

이 영화는 사회에 살고 있는 모든 인간들에게 치유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진정한 자신은 누구인가 당신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가를 물어보는 영화이다.

 

줄거리

일본에서 연이어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살인의 방식은 모두 똑같다. 동일범의 소행으로 볼 수 있는 살인사건들은 놀랍게도 동일범이 아니다. 교사, 경찰, 의사 등 모두 다른 인물들이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에 대해 일면식도 없다. 그런데 어떻게 모두 같은 방식의 살인을 저지른 것일까? 형사 타카베는 사건을 파헤치면서 그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한다. 그들은 살인을 저지르기 전 모두 한 남성과 만났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미스테리한 남성을 체포하게 된다.

 

영화 리뷰

영화 큐어는 미스터리 추리물의 가면을 쓰고 영화를 진행한다.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사건을 파헤쳐 가는 범죄 형사물로 보일 수도 있으나 그 속에는 심오한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영화에서는 몇 번의 살인사건이 일어나게 되는데 사건들 모두 범인이 잡힌 상태이다. 그리고 모두 범행 사실을 순순히 인정한다. 그래서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문제는 이들의 살인 방식이다. 사건의 범인들은 서로가 모르는 상태이다. 그런데 사건들 모두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피해자의 목에서부터 가슴까지 X자로 자른다는 점이다. 타카베의 친구는 우연일 수도 있다는 말을 하는데 주인공 타카베의 생각은 다르다. 절대 우연일 수가 없다는 것이다. 모방 범죄일 수도 없다. 범행의 자세한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화는 점점 미스터리로 빠진다. 그러다 이들 모두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한 남성과 만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미스터리는 끝나는 듯 보인다. 하지만 진짜 미스터리는 이 남성과의 만남 이후부터이다. 

주인공 타카베는 이 남성이 살인을 교사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증가가 전혀 없다. 어떤 사람이 모르는 사람의 지시로 살인을 저지를 수가 있냐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타카베는 생각 끝에 최면을 이용한 살인이지 않을까 하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고 미스테리한 남성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 남성은 자신의 이름도 모르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자기가 지금 어디 있는 지도 모른다고 할 뿐이다. 

살인 사건을 저지른 범인들도 마찬가지다. 범행을 인정하지만 왜 그랬는지에 대한 답을 모른다. 그저 그러고 싶었다고 한다. 살인의 동기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의 남성과의 만남으로 범행이 이루어진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 방법은 타카베가 생각한 대로 최면을 이용한 것이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살인을 저지르라는 최면은 아니라는 것이다. 문제의 남성은 이것을 치유라고 비유한다. 

그리고 이 남성과 만난 사람들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물어본다. 자신에게 질문하는 것은 전부 모른다고만 할 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이 의문의 남성이 최면을 거는 것이다. 최면을 거는 것에 대한 이유는 자세히 나오지는 않지만 아마도 이 의문의 남성이 듣기에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당사자들도 자신을 잘 모른 다는 생각에서 최면을 거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일종의 치료이자 치유라고 볼 수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을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은 표면적인 모습일 뿐이다. 사회에서의 직업적인 모습과 이름으로서의 자신을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에서의 자신의 모습만을 설명할 뿐이다. 진짜의 자신의 모습은 모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직장에서의 나와 가정에서의 나 그리고 친구 관계에서의 나는 전부 다르다고 영화는 말하려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본모습이 무엇인지 우리는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치유라는 이름으로 최면을 행한다. 그리고 그들은 전부 살인을 저지른다. 모두 동기가 없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사실 이들 모두 자신이 죽인 사람들에게 아주 작은 사소한 것들이 쌓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모두 그냥 그러고 싶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최면을 통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 아닐지하는 생각을 한다. 사회에서의 자신을 버린 것이다. 

사회에서의 규범, 도덕, 지위, 체면, 사람과의 관계라는 이유로 상처를 받고 있고 진정한 자신으로 살고 있지 않고 진정한 자신이 무엇인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최면을 통해 사회에서의 자신을 버린 사람들이 자유로워 지고 행복해 보인다고 하면 그것은 또 아니다.

진정한 자신을 찾는다는 점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상황에 놓인 사람들도 괴로워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그렇게 영화는 정답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는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더 숨겨져 있는 지도 모르겠다. 

이 남성과 만나는 모두 최면에 걸리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게 되지만 단 한 사람 주인공 타카베만은 최면에 걸리지 않는다. 솔직히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아마도 이미 주인공 타카베는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니면 반대로 자신이 누구인지 모른다거나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다들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고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표면적이고 사회적인 모습이라서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최면에 걸리지 않고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 또한 주인공 타카베 뿐이다. 마지막의 타카베는 다른 최면에 걸렸던 사람들과는 확연하게 달라 보인다. 그 동안 그는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오는데 그것은 아마 직장에서의 스트레스와 아내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내는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상황으로 나오는데 이는 마치 치매 환자와 같은 형태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다정한 남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마음과 정신은 매우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내의 죽음과 사건의 해결로 인해서 그는 식사를 말끔하게 해치우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에서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그리고 왠지 모를 행복감 까지 보인다. 이런 모습이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무섭게 느껴진다. 이것이 진정으로 주인공이 원했던 모습이라는 점에서 더 무섭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이것이 진정한 자신이라면 차라리 사회 속에서의 자신의 모습이 더 좋은 것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영화를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것임으로 정답은 알 수가 없다. 

그래도 영화는 명작임에 분명하다. 진정한 자신은 무엇이고 정말로 원하는 자신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로 강력 추천한다.

이상 영화 큐여 리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