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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치히로 상' 리뷰

by 영화영 2024. 3. 15.

치히로 상 (2023)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131분 감독 : 이마이즈미 리키야 출연 : 아리무마 카스미, 와카바 류야, 사쿠마 유이, 이치카와 미야코, 사와이 카오리

 

이 글에는 영화를 보는 데에 방해가 되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영화 치히로 상 리뷰이다. 결론적으로 추천하는 영화이다. 다만 잔잔한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이 영화는 일본 영화의 특유한 잔잔함을 갖고 있는 영화이다. 그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된다. 너무 잔잔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는 어떤 큰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고 그저 평범한 일상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이 어떤 이들에게는 편안함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이들에게는 지루함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마구잡이로 만들어지는 애니메이션 실사 영화들보다는 몇 배는 볼만하다. 

사실 줄거리라고 할 것도 없는 것이 영화의 주인공인 치히로라는 여성의 일상을 같이 보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다. 

아까도 말했듯이 이것이 이 영화의 최대의 단점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다.

나는 이런 일본 영화의 특유한 잔잔함을 좋아하기 때문에 편안하게 볼 수가 있었다. 

주인공인 치히로는 전직 성매매 업소에서 일했던 여성이다. 그리고 그녀는 이런 사실을 거리낌 없이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녀의 이런 솔직함과 털털함이 매력이라면 매력이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이런 그녀의 과거에 대한 편견 같은 것은 보여 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성매매 업소를 그만두고 현재는 도시락 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과거를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알고 있는 상황으로 나온다. 그리고 도시락 가게를 찾는 남성들은 관심을 보이기는 하지만 성희롱적인 발언을 한다거나 그녀를 무시하는 태도 같은 것은 이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그녀가 자기의 전 직업에 의해서 상처받는 일은 없다. 굳이 자신의 전 직업을 말할 필요도 없으나 그녀의 입장에서는 굳이 숨길 이유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왜 그런지 생각해 보면 단지 그녀가 솔직하다는 이유만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그녀가 이곳에 오기 전에 했던 성매매 일이 자신의 인생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부정하기 싫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는 항상 웃고 있고 타인에도 웃음을 잊지 않는데 그런 모습들이 어쩐지 더 외로워 보였다. 그것이 외로움인지 어떤 감정인지는 모르겠으나 웃고 있는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알 수 없는 허전함과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그녀에게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닌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영화는 그녀의 과거가 어떠했는지 그리고 무슨 사건과 사정들이 있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물론 과거의 회상 장면들도 나오기는 하지만 회상 장면들이 현재 그녀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그렇게 영화를 보다 보면 과거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치히로의 현재 삶에 집중하게 되고 앞으로의 생활이 더 궁금해지게 만드는 영화이다. 

그리고 치히로라는 이름도 본명이 아니다. 사실 본명은 아야라는 이름인데 그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 치히로라고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어떤 과거가 있는지는 영화에서 설명하지 않으니 모르겠으나 과거의 삶을 버리고 치히로라는 새로운 인생으로 추억을 쌓아가는 것으로 느껴졌다. 

영화에서는 치히로의 솔직함과 털털함 등을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녀가 만났던 사람들 노숙자와의 만남에서 그에게 도시락을 건네주고 자기 집으로 데려와서 목욕을 시켜주고 도시락을 들고 매번 노숙자를 찾아다닌다. 그리고 어린아이와의 만남과 고등학생과의 만남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것들이 그녀의 매력으로 보이는 듯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행동을 이유 없이 그냥 행동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녀의 행동이 그녀가 만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됐을지는 모르겠으나 그녀에게 그런 큰 뜻은 없는 것으로 느껴졌다. 물론 그녀의 남다른 친화력에 감탄하게 되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그녀가 만나는 인연들에 상처를 치유해 주고 위로를 해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나는 그런 느낌은 받을 수는 없었다. 그와 반대로 그녀는 자신의 알 수 없는 빈 곳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 빈 곳을 치히로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인생을 쌓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녀의 미래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가 있었다. 아야라는 과거를 버리고 치히로라는 인생으로 새로운 인연들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이 그녀가 원하는 것이 아닐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녀의 알 수 없는 빈 부분을 그렇게 찾아갈 것으로 보여진다.

빠르게 진행되는 생활 속에서 잔잔함을 느끼고 싶으신 분들에게 영화 치히로 상을 추천한다.

이상 영화 치히로 상 리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