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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선희와 슬기' 리뷰 거짓말은 자신도 잃게 만든다.

by 영화영 2024. 3. 19.

선희와 슬기 (2018)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70분 감독 : 박영주 출연 : 정다은, 박수연, 정유연, 전국향

 

이 글에는 영화를 보는 데에 방해가 되는 스포일러가 조금 있습니다.

 

오늘은 독립영화 선희와 슬기 리뷰이다. 결론적으로 추천하는 영화이다. 거짓말을 주제로 하는 영화다. 물론 거짓말이 좋지 않다는 것은 성인은 물론이고 어린아이들까지 모두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영화는 거짓말로 인해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시작은 작은 거짓이다. 하지만 그것들이 쌓이면 생각지도 못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특히 거짓말을 한 자신이 제일 힘들어진다. 

 

줄거리

고등학생 선희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던 중 친구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사소한 거짓말을 하기 시작하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그녀의 사소한 거짓말들로 인해 친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이 벌어지고 이에 충격을 받은 선희는 선희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곳에서 슬기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영화 리뷰

영화 선희와 슬기는 시민덕희를 만든 박영주 감독의 독립영화로 거짓말을 주제로 하고 있다. 

주인공 선희는 겉보기에는 부족함 없는 가정에서의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경제적으로는 풍부해 보이나 그녀의 부모들은 그녀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다. 아빠와 엄마는 싸우는 것이 다반사로 보이고 아빠는 잠만 자고 엄마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있는 모습이다. 어느 사람도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관심이 없는 것이다. 당연히 사랑을 느낄 수도 없다. 

그렇다 보니 선희는 소심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돈이 필요한 상황에서 아빠와 엄마에게 돈을 달라고 하는 상황에서도 소심함을 보인다. 이는 그녀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로 인한 모습으로 보인다. 아빠와 엄마는 그녀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이야기를 들어줄 생각도 없어 보인다.

그런 환경이 문제였을까 그녀는 학교에서도 활발하지 못하고 소심한 성격으로 지낸다. 그래서 친구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학교도 사회이기 때문에 그녀 혼자서 지낼 수는 없다. 그리고 그녀 또한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친구들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 그녀에게 관심을 주지 않기 때문에 그녀에게는 관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관심을 얻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처음은 가벼운 시작이었다. 그리고 해가 되지 않는 거짓말로 보인다. 누구나 흔히 할 수도 있는 그런 거짓말이었다. 

그렇게 친구들의 관심을 끄는 것에 성공한 그녀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사소한 거짓말들이 반복이 되면서 점점 타인의 관심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거짓말로 얻었던 친구들의 관심은 거짓말로 다시 멀어지게 된다. 

거짓말은 언젠가는 들통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도 그녀를 더 이상 믿지 않고 그녀를 멀리하게 된다. 

거짓말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이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고 거짓말보다 어쩌면 더 나쁜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것은 바로 상대방을 바라보는 안 좋은 시선과 뒷담화이다. 이것들은 어쩌면 거짓말 보다 한 사람을 더 빠르게 추락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선희도 마찬가지로 이런 시선들과 뒷담화로 인해 빠르게 무너진다. 어찌 보면 그녀의 거짓으로 인한 결과이기는 하지만 그녀의 거짓말 보다 더 잔인하게 느껴졌다. 좋지 않은 시선과 뒷담화를 할 바에는 그냥 진솔하게 터놓고 이야기를 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사회에서 이런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선희는 아직 어리다. 그리고 성장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 선희를 잡아 줄 수 있는 따뜻한 누군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마음의 상처를 입은 채로 선희는 슬기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그 생활은 성공으로 보였다.

거짓으로 한번 무너졌기 때문에 슬기라는 이름의 생활은 순탄해 보였다. 좋은 친구들도 사귀게 되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자신과의 생각과는 무관하게 슬기로서의 생활도 당연히 무너지게 되어있다. 처음부터 잘 못되었기 때문이다. 슬기로 시작하는 것부터가 거짓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제 거짓으로 친구를 속이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로 인해 새로운 친구들과는 좋은 유대관계를 맺게 된다. 하지만 거짓이 없는 것이 아니다. 지금 슬기로 사는 모습 자체가 거짓이기 때문에 그녀는 행복할 수가 없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안타깝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선희는 아직 어리기 때문이다. 한창 인생을 즐기고 재미있을 시기에 굳이 사회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씁쓸하게 느껴졌다. 성인이 돼서 나이를 점점 먹다 보면 자연스럽게 느끼게 되는 데 말이다.

거짓으로 인한 시작과 그에 대한 타인의 시선과 좋지 않은 뒷이야기를 수군대는 사람들로 인한 후폭풍으로 선희와 슬기는 자신을 잃어버리게 된다. 거짓으로 인한 그 파장이 본인에게 어떻게 되돌아오는지 보여주는 좋은 영화였다.

이상 영화 선희와 슬기 리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