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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오키쿠와 세계' 리뷰

by 영화영 2024. 4. 7.

오키쿠와 세계 (2024)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90분 감독 : 사카모토 준지, 쿠로키 하루, 이케마츠 소스케, 칸 이치로, 마카 쿠로도, 사토 코이치, 이시바시 렌지

 

이 글에는 영화를 보는 데에 방해가 되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영화 오키쿠와 세계 리뷰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천하는 영화이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는 영화를 본 것 같다. 

일본 영화로 배경은 19세기이고 흑백영화이다. 영화는 희한하게도 똥과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이 똥 거름 지기 이기 때문에 영화의 거의 모든 장면에 똥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찌푸리게 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더러움 보다 재미가 앞지르기 때문에 똥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 영화는 흑백이다. 19세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흑백의 영상이 어울린다는 점도 있지만 아마도 똥이 거의 주연급이기 때문에 흑백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어쨌든 이런저런 이유로 흑백으로 선택한 것은 옳은 선택으로 보였다. 밑바닥의 인생을 살고 있는 주인공을 보여주기 위해서 똥을 사고파는 그의 직업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온몸으로 와닿는다. 그런 그에게도 사랑은 찾아오고 세상은 돌아간다. 똥 같은 세상에서 살아가는 그들은 역설적으로 똥으로 인생을 연명한다. 세상에 대한 도전으로 보이기도 하고 세상에 대한 풍자로 볼 수도 있다. 똥 같은 세상에서도 사랑과 청춘은 아름답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영화 줄거리

19세기 에도 시대 무사 가문의 딸인 오키쿠는 아버지의 결투에 휩쓸려 아버지와 목소리를 잃고 만다. 

야스케와 츄지는 에도의 지역을 돌며 인분을 사고파는 똥 거름 지기이다. 가장 밑바닥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그들이지만 이들에게도 사랑과 청춘은 존재한다. 말을 못하는 무사의 딸 오키쿠와 글을 모르는 똥 거름 지기 츄지는 의사소통이 힘들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풋풋한 사랑을 이어간다. 거지 같은 세상에서 이들은 오늘도 힘차게 살아간다.

 

영화 리뷰

똥이 주제인 영화는 처음 보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을 디테일하게 보여주는 영화도 이 영화가 유일한 것 같다. 그리고 그 똥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다. 물론 처음에 등장하는 똥을 보면서 알 수없는 거부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었으나 계속해서 보면 익숙해진다. 

주인공들의 밑바닥 인생을 보여주는 것에 똥이란 주제 만큼 확실한 것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단순히 그들의 밑바닥 인생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똥 같은 세상을 표현하기 위해 그냥 똥을 주제로 대 놓고 표현한다. 

또한 그들이 똥을 나르는 똥 거름 지기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박한 대우를 받고 이유 없는 차별을 당하는데 영화는 이런 차별들이 모순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을 잘 나타낸다. 우리는 모두 똥을 싸지만 그것을 더럽다고 여기는 것은 사실이다. 똥에는 사실 차별이 없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신분이 높은 사람이나 신분이 천한 사람 모두가 음식을 먹고 당연하게 똥을 싼다. 그러나 세상에는 차별이 존재한다. 더럽다는 이유로 누군가는 해야 할 똥을 치우는 일을 천하게 여기고 그 일을 하는 이에게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이렇게 영화는 똥을 통해서 세상의 더러운 부분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똥 같은 세상에서 똥으로 먹고 사는 웃지 못할 상황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힘든 일을 하고 있지만 이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갈 뿐이다. 이들은 똥을 푸는 자신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떤 불평도 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들의 세상을 살아간다. 비록 모두가 기피하는 더러운 일을 하고 있지만 청춘이라는 이유 하나로 이들의 삶은 아름답게 보이기까지 하다. 그리고 그들에게도 사랑은 찾아온다.

아버지와 목소리를 잃은 오키쿠에게는 이들에 대한 편견이 없다. 냄새를 이유로 그들을 피하는 사람들과 다르게 오히려 다가간다.

그리고 츄지에게 마음을 전하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말을 할 수없는 오키쿠는 글로 표현 할 수도 있지만 츄지는 글을 모른다. 비록 마음을 전달하기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츄지와 오키쿠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런 그들의 사랑 표현은 무엇보다 순수하게 보인다. 밑바닥 인생이건 말건 그들의 사랑 역시 아름답다.

더러운 세상 속에서 살고 있지만 각자 만의 세계가 있고 주인공들의 세계는 힘들지 언정 사랑과 청춘이 있어서 희망차게 보인다.

청춘과 사랑이 있는 아름다운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비록 똥이 영화 내내 나오기는 하지만 다행히 흑백 영화이기 때문에 보는 것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똥에 대한 나름의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볼 수가 있다. 

이상 영화 오키쿠와 세계 리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