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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 리뷰

by 영화영 2024. 3. 3.

로기완 (2024) 장르 : 드라마 러닝타임 : 131분 감독 : 김희진 출연 : 송중기, 최성은, 와엘 세르숩, 조한철, 김성령, 이일화, 이상희, 서현우

 

이 글에는 영화를 보는 데에 방해가 되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 리뷰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천하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 로기완은 탈북민의 고난과 역경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보고 있으면 영화는 어느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다. 마치 로기완처럼..초반의 불행과 역경들의 분위기를 쭉 이어지지 못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닌 영화가 되어버린 아쉬운 영화이다.

 

줄거리

탈북민 로기완은 중국에서 어머니를 잃고 벨기에 브뤼셀로 오게 된다. 그가 이곳에서 살기 위해서는 난민으로서 북한에서 왔음을 입증해야 한다. 하지만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던 중 한국인 여성 마리를 만나게 되는데....

 

영화리뷰

영화 로기완의 초반은 괜찮다. 탈북민으로서의 고통과 역경들을 잘 보여주고 있고 영화의 분위기 또한 영화에 몰입하게 잘 이끌어간다. 

중국에서 브뤼셀로 오고 나서도 여러 고난을 맞이하는데 살기 위해서 온 이국땅에서의 삶도 만만치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러나 문제는 여주인공 마리가 등장하면서부터이다. 마리의 등장으로 영화는 점점 길을 잃어간다. 영화 속 로기완은 점점 생활에 적응을 해 나가는데 반대로 영화는 영화가 가야 할 길을 헤매고 있다. 

초반에는 영화의 색깔이 뚜렷하게 보인다. 로기완의 고난과 시련을 잘 보여주고 잘 이어간다. 그러나 마리의 등장으로 영화는 전혀 다른 영화로 바뀌어지기 시작한다. 마리의 첫 등장부터가 이상하다. 로기완과 마리는 모두 타국인 브뤼셀에서 만난다. 그 만남이라는 것도 보통 만남이 아닌 피해자와 피의자로서의 만남이다. 그리고 마리는 브뤼셀에서의 생활이 익숙하고 이곳의 언어 또한 능통해서 문제가 없지만 로기완은 다르다 타국에서의 언어를 전혀 모르고 이곳의 생활이 익숙하지 않아서 노숙자의 신세나 다름이 없는 상황에서 마리와의 만남의 장소는 경찰서이다. 이런 상황에서 둘이 처음 만나는데 둘 다 한국어를 쓰는데 서로 전혀 놀라지 않는다. 마리야 이곳의 생활이 오래되었고 한국 사람을 많이 만나 봤다고 치더라도 로기완은 이곳에 와서 언어적인 문제가 있었고 그로 인해 힘든 생활을 하는 와중인데 게다가 처음 만나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로기완과 마리는 서로 어떤 놀라움이라던가 반가움 따위의 행동과 감정들은 보여주지 않는다. 마치 지금 경찰서 안이 한국인 듯 자연스럽게 서로 한국말을 하며 자연스럽게 대화 한다. 이 부분에서 처음으로 몰입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마리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로기완은 처음으로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만난 것인데 놀랍지도 않은 것인가? 여기가 한인타운도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마리의 등장으로 인해 영화는 초반의 매력들을 잃어간다. 왜냐하면 탈북민 로기완의 역경과 고난들보다도 마리의 상태가 더 위태로워 보이기 때문이다. 마리의 상황이 더 위태로워 보이면서 로기완의 고난이 더는 애처로워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모두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로기완의 현재 힘든 상황을 공감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물론 마리의 등장으로 영화가 길을 잃어가는데 마리 역을 연기한 배우의 잘못은 아니다. 마리 역을 맡은 최성은 배우는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잘 해낸다. 최성은 배우뿐 아니라 송중기부터 모든 등장인물의 연기는 모두 훌륭하다.

문제는 마리의 위태로움이 로기완의 위태로움을 뒤집어 버린다는 점에 있다. 마리가 삶의 의욕을 잃고 헤매는 이유는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것이다. 그리고 그 위태로움이 내가 보기에는 사춘기에 접어든 여학생의 반항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마리는 어둠의 세계로 빠져들어서 나올 수도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 영화에서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은 또 있는데 로기완과 마리의 사랑이다. 둘은 사랑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빠져있는 느낌을 받았다.

말 그대로 갑자기 사랑을 시작한다. 보는 사람은 어리둥절하다. 왜 갑자기 사랑하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갑자기 사랑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적어도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있었다면 몰입이 깨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많은 부분이 필요하지도 않다. 대화도 필요 없었다. 그저 서로 사랑하고 관심이 있다는 감정표현을 보여 주기만 했더라도 둘이 사랑에 빠지는 것을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장면은 없었다. 영화는 둘이 사랑하게 되면서 더욱더 길을 잃어간다. 그리고 예측 가능한 올드한 영화가 되어 버리고 만다.

영화 로기완은 초반의 영화와 마리의 등장 이후의 영화가 전혀 다르게 느껴질 정도로 바뀌어 버린다. 마치 중간에 감독이 바뀐 듯한 느낌을 받았다. 참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다. 초반의 분위기를 계속해서 이어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상 영화 로기완 리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