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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리뷰

by 영화영 2024. 3. 7.

더 퍼스트 슬램덩크 (2022) 장르 : 애니메이션 러닝타임 : 124분 감독 : 이노우에 다케히코 원작 : 이노우에 다케히코

 

이 글에는 영화를 보는 데에 있어서 방해가 되는 스포일러가 없습니다.

 

뒤 늦게 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 리뷰이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추천 애니메이션이다. 전설의 만화 슬램덩크가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하였다. 그리고 그 내용은 최강 산왕전이다. 이미 아는 내용이지만 추억 때문인지 아니면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연출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감동과 긴장감 그리고 긴박감이 최고조인 애니메이션이다. 아는 내용인데도 다시금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한 애니메이션이다. 

줄거리는 떠오르는 다크호스 북산과 우승 후보 최강 산왕공고와의 경기를 내용으로 한다. 만화에서도 마지막 경기이다. 

지금이야 웹툰이 대세이고 한국 웹툰이 잘나가고 있지만 어린 시절에는 만화책이 주류였다. 그것도 일본 만화가 인기를 끌었던 시대이다. 물론 지금도 일본 만화가 대세이기는 하지만 그때 당시 한국만화는 많은 작품들이 없었고 주로 일본만화를 보며 성장을 해왔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인기작은 드래곤 볼과 슬램덩크가 라이벌 아닌 라이벌 구도를 하고 있었다. 친구들과 장난삼아 이야기 할 때에도 드래곤 볼이 재미있나 슬램덩크가 더 재미있나를 가지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물론 이 두 개의 만화뿐 아니라 다른 명작들도 많았지만 친구들과 최고의 명작을 꼽을 때면 항상 드래곤 볼과 슬램덩크가 후보였다. 드래곤 볼도 물론 명작이지만 둘 중에 무엇을 더 좋아하냐는 질문에는 항상 슬램덩크를 뽑고는 하였다. 그 정도로 좋아했었다. 그런 슬램덩크가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 나오다니 기대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역시나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게 보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원작을 기준으로 산왕공고와의 경기를 다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지만 원작과는 차별점을 두었는데 그것은 바로 송태섭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이다. 원작에서는 다루지 않은 이야기이다. 원작에서는 다른 멤버들의 서사가 회상하는 형식으로 자주 등장하고는 하는데 송태섭의 서사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송태섭을 중심으로 애니메이션을 재탄생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강백호는 슬램덩크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당연히 원작에서는 강백호의 중심으로 내용이 진행되며 그의 라이벌인 서태웅도 이 만화에서는 비중이 크고 채치수는 주장으로서 간간이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들이 있다. 그리고 정대만은 아예 에피소드가 따로 있을 만큼 비중이 크다. 그에 반해 송태섭은 슬램덩크의 5명의 주인공 중 한 명이지만 원작 만화에서는 서사가 거의 없다. 비중 또한 다른 멤버들에 비해서 너무 작다. 그런 것들을 생각해서 인지 이노우에 다케히코는 송태섭의 서사를 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의 판단은 현명했다. 슬램덩크의 팬들은 송태섭의 서사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송태섭이 어릴 적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형이 있었다는 사실은 원작에는 나오지 않는 내용이다. 그리고 형의 존재를 그리워하며 형에게 많이 의존했었다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농구를 계속하는 계기도 형에게 있는 듯 보였다. 또한 어린 시절 정대만과의 만남이 있었다는 내용도 새롭게 넣어 놓았다. 

송태섭의 서사를 넣으면서 정말로 완벽한 마무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노우에 다케히코도 원작에 송태섭의 부족한 서사를 마음속에 담고 있었나 보다. 그래서 이미 알고 있지만 새롭게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원작 팬들에 대한 감독의 배려라고 느껴진다.

하지만 원작의 팬으로서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 이노우에 다케히코만의 개그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이것은 원작 슬램덩크를 좋아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다. 또한 산왕공고와의 대결에서 개인적으로 느꼈었던 감동적인 부분들이 많이 제거된 모습이었다.

중요한 부분들은 대부분 넣어 놓았지만 그것의 디테일이 부족했다. 간결하게만 보여주고 있다. 신현철에 대한 채치수의 고난과 정대만의 대사들 그리고 나머지 멤버들의 갈등을 간결하게만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 장면들을 모두 넣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한 편으로는 절대 끝낼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사정들을 알고는 있지만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사실이다.

그런 것들을 떠나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스피드한 전개와 송태섭의 서사는 물론 경기에서의 긴장감과 긴박감 등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신기한 것은 이미 이 내용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애니메이션은 강렬했다. 감동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처음에는 내가 슬램덩크의 팬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의 추억이 다시금 살아나서 그런 것으로 생각했는데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우리나라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애니메이션인 점을 보면 추억만으로 감동한 것은 아닌것이 확실하다. 우리나라 관객 수가 500만에 가깝다는 것은 애니메이션을 감안 하면 엄청난 흥행이다. 그렇다는 것은 슬램덩크의 원조 팬들만 이 영화를 즐겼다는 소리가 아니다. 원작 만화 슬램덩크를 모르는 세대들도 재미있게 보았다는 증거인 셈이다. 궁금하기는 하다. 나야 원래 슬램덩크를 좋아하고 수십번을 본 팬이지만 슬램덩크를 모르는 사람들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어떻게 보았을지가 말이다. 원작에서 많은 부분들이 빠져있기 때문에 충분히 즐길 수 있었을지가 궁금하다. 흥행과 관객 수가 증명을 해주고 있으니 충분히 재미있게 보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마지막 몇 분은 잊지 못할 명장면이 아닐까 한다. 시간 초가 지나가는 소리와 다급한 선수들을 보고 있으면 긴장감이 상당하다. 보는 사람이 두근거릴 정도이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이렇게까지 초조한 적이 있었나 싶었다. 그만큼 마지막의 몇 분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결과를 아는 데도 말이다. 이미 아는 내용과 결말을 마치 처음 보는 듯한 느낌을 주게 하는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연출에 감탄하게 된다. 잊고 있었던 추억을 다시 살려주고 감동까지 선사한 더 퍼스트 슬램덩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