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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영화 '잠' 리뷰 현대의 삶에 대한 불안요소....

by 영화영 2024. 3. 8.

잠 (2023) 감독 : 유재선 출연 : 정유미, 이선균, 김금순, 김국희, 이경진, 윤경호

 

이 글에는 영화를 보는 데에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잠 리뷰이다. 결론적으로 추천하는 영화이다. 러닝타임도 짧은 편이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한다. 

다만 결말에 대해 찜찜함이 남아 있을 수도 있는데 이 영화는 열린 결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선택은 관람하는 관객의 몫이다.

그러나 결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왜냐면 영화는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시달릴 수 있는 불안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줄거리

신혼부부인 현수와 수진은 아이를 임신하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어느 날 잠을 자던 현수는 이상한 행동을 하고 아내 수진은 불안을 느끼게 된다. 현수의 이상행동은 날이 갈수록 더 악화만 되어가고 수진은 아이를 출산하면서 더욱더 불안해진다. 

현수와 수진은 이 상황을 극복하고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영화리뷰

영화 잠은 현대사회에서 느낄 수 있는 온갖 상황들을 가져와서 그것을 불안으로 만들고 또 그것을 공포로 이어지게 만드는 작품이다.

흔히 요즘 문제 될 수 있는 요소들을 가지고 왔는데 첫 번째는 층간소음이다. 한창 문제가 되는 층간소음을 영화에도 집어넣었다.

층간소음은 사회적 문제가 될 만큼 큰 문제가 되고 있는데 층간소음 문제로 살인까지 일어나고 있는 세상이다. 이런 점을 영화에서 불안 요소 중 하나로 넣어 놓았다. 우리의 사회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부분을 넣음으로써 영화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그리고 공감할 수 있는 요소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신혼부부의 생활에 대한 이상과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잠이라는 요소이다. 우리는 모두가 잠을 잔다. 그리고 부부가 되면 함께 잠을 청한다. 이런 일상의 당연한 부분을 불안의 요소로 바꾸어 표현하여 결혼과 신혼생활에 대한 불안을 잠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임신과 출산에 대한 스트레스 또한 이 영화에서는 불안의 요소로 만들어 버린다. 이 모든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그런 일상들을 비틀어서 현대인들의 스트레스와 불안들을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런 불안들을 해소하기 위한 선택으로는 현대의학과 무속신앙을 가져왔다. 흥미로운 구도라고 생각한다. 

무속신앙은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인하여 점차 그것에 대한 믿음이 사라져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무속신앙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렇게 현대의학과 무속신앙을 대결 구도로 놓고 현대 사회에서의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지를 관객에게 물어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처음 현수의 이상 현상들로 인해 아내 수진은 한시라도 빨리 병원에 가라고 재촉한다. 그리고 병원에서의 진단과 결과를 받아들이고 병원에서의 지침들을 글로 적어 냉장고에 붙이며 현수의 이상 현상을 고치도록 그 지침들을 지켜나간다. 

하지만 현수의 병세가 진척을 보이지 않자 점점 불안은 커지고 신경까지 날카로워진다. 그리고 그 불안은 아이를 출산하면서 더욱더 심해져 간다. 그리고 수진의 어머니가 무당을 찾아가 부적을 가져오게 되는데 처음 수진은 무속신앙을 믿지 않고 이런 것은 미신이라는 태도를 보이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현수의 이상 현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점점 무속신앙 속으로 빠져들어 간다.

그리고 점점 현대의학을 믿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고야 만다. 이렇듯 이 영화에서 불안을 느끼는 주체는 아내 수진이다. 정작 잠에 대한 이상증세가 있는 현수는 오히려 불안에 빠진 수진에게서 불안을 느낀다. 

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영화가 너무 극단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는 현대사회의 불안과 스트레스를 보여 주기 위해 이런 극단적인 상황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너무 극단적으로 치닫는 것은 사실이다.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서 남편 현수의 이상행동을 판단하는 생각들이 다를 것이다. 영화에서도 두 가지 부분으로 설명한다.

하나는 현대의학적으로 보는 시각이다. 바로 렘수면 장애이다. 흔히 말하는 몽유병이다. 그리고 초반의 흐름으로는 이것이 당연하듯 여겨진다. 그리고 두 번째 시각은 무속신앙에서의 무당의 시선인데 현수의 이상증세는 귀신이 들렸다는 것이다. 즉 빙의를 말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에 힘을 실어주는 장면들도 보여준다. 수진은 현수의 증세가 나아지지 않자 무속신앙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모든 우연을 현수의 이상증세에 맞추어 가며 생각이 점점 변해간다. 

결국에 이런 부분들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혼란까지는 아니더라도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영화의 결말은 모호하다. 한마디로 열린 결말이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판단하던지 선택은 관객에게 맡긴 듯이 보인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결말이 시시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편의 직업으로 어느 정도 한 곳으로 치우쳐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결과는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리고 지금은 고인이 되어버린 이선균과 정유미의 열연을 보실 수가 있다.

꼭 결말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사회의 문제들을 불안으로 만들어 가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었다.

이상 영화 잠 리뷰였다.